29개월 아기 언어발달 검사,(SELSI검사) - 현실을 마주하다

지난 번에 아이 언어 치료를 결심한 이유를 포스팅했었는데요

저는 언어치료를 결심한 후 바로 올해 1월,
아이가 29개월을 앞뒀을 때 동네 발달 센터에서 언어 검사(SELSI검사) 를 했습니다.

먼저 혹시 모르는 분들이 계실까봐!

* SELSI 검사란?
대표적인 영유아 언어발달 검사 도구로, Sequenced Language Scale for Infants를 줄인 말이다.
생후 5개월 ~ 36개월 사이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수용언어와 표현언어의 발달 정도를 평가한다.
주 양육자의 보고 및 치료사가 영유아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실시한고, 이 검사를 통해서 언어장애의 선별 뿐 아니라 그 결과를 통하여 수용언어 및 표현언어의 발달연령, 백분위, 영역별 편차 등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언어장애 아동들의 언어 능력에 대한 대략적인 언어발달 정도를 알 수 있게 해 주는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설명 출처: 언어검사 | 우리두리 아동청소년발달센터 (wduri.com))

저희는 처음가서 선생님과 잠깐 먼저 얘기하고,
아이는 선생님과 평가를 위해 교실 안에 들어가고
복도에서 한참을 설문지를 작성했어요. 질문이 어마어마 많았지요...
잘 기억안나는 상황까지 끄집어내서 적었답니다.

대근육발달 사항부터,
아이의 옹알이나 엄마아빠 부르기 시작한 시기도 적었어야 했는데..
대근육발달 시기는 대부분 기억하는데,
언어적인 부분은 정말 기억이 1도 안나서ㅠ_ㅠ
미안했답니다...

(검사할때 저희 아이는 부모와 분리가 잘되서 문제없이 진행했는데
분리가 잘 안되는 경우는 부모가 같이 들어가거나 다른 방법을 이용하시는 것 같아요)

우리아이 29개월 (언어)발달 사항

우선 저희 아이의 당시 발달 사항은!

[대근육 / 소근육 발달]
1. 11개월에 발걸음 떼며 걸었어요. 계단은 손잡이 잡고 혼자 잘 올라갔어요. 내려갈때도요. 뛰면서 넘어지는 일도 거의 없었습니다.
2. 직소퍼즐은 16피스까지 맞췄었어요.
3. 두발뛰기를 못했어요. (계단 마지막계단에서 아무리 시범을 보여도 안했고, 트램폴린에서도 그냥 양발 번갈아 뛰었음)
4. 딱딱한 음식도 잘 먹는 편이었어요. 오히려 아삭한 식감을 좋아하지요.

[언어 발달]
1. 두단어 연결은 OO 안녕(가끔)정도이고 좋아하는 동물들 이름이나 동물소리, 함니(할머니), 아빠, 숫자읽기(의미는 아직 잘 모르는듯합니다), 시작, 초록, 보라, 차, 하나 둘 셋, ㅇㅇ다~ (예: 차다~),아빠차, 아띄(아뜨거워 또는 아차가워), 아냐, 안돼, 사(사과), 칙칙폭폭땡, 책, 등 단어들을 말할 수 있습니다. 24개월까진 말하는 단어가 30개가 안되었지요.
2. 그러나 형용사는 거의 모르는 것 같았어요. 좋아 싫어 이런것도 없었죠. 아냐 안돼를 하긴 했어도 질문을 하면 아냐 안돼 싫어 등 부정어로 대답할 상황에서도 '네'라고 하거나 아예 답을 안했습니다.
3. 심부름(지시)은 조금은 이해했어요. 다른 사람 물건 갖다주기(예: 아빠 핸드폰 아빠 갖다줘), 밥먹은 그릇 갖다두기, 등등
4. 모방: 동물의 특징적 행동이나 동요 율동을 알려주면 조금씩 따라합니다. (사실 작년 24~27개월 정도까지는 율동도 전혀 따라하지 않았어요)

[그 외]
1. 호명반응: 이름을 부르면 어떨 땐 네~ 하고 대답하고 어떨 땐 안합니다. 장난치고 노래부르고 율동할 때는 상대를 보는데 이야기 할 때는 눈을 안봅니다(이부분은 어린이집에서도 주의해달라고 얘기 들었습니다).


이러한 부분을 어느 정도는 선생님께 전달했죠.
약 40여분간 아이와 선생님의 평가가 끝나고 10~20분간 상담을 했습니다.
결론은 역시나 늦어서 언어치료가 필요하다고 하였고, 거의 10개월 늦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바로 다음 수업 예약을 했어요. 급했으니까요..

그리고 난 후, 첫번째 수업때 평가서를 받았습니다.

29개월에 받은 언어평가 결과서

두둥.

수용언어는 8개월, 표현언어는 10개월 지연.
수용언어는 그래도 좀 나을 줄 알았는데..
그리고 짐작은 했지만 하위 1% 라는 숫자를 보니 막막하더라구요..

또한 선생님의 주된 이야기는
3음절 단어를 들려주면 똑같진 않아도 3음절로 소리가 나와야하는데, 우리 아이는 안 그렇다는 평이었어요.
예를 들어 '바나나' 라고 했으면 '아아아' 이렇게 3음절 모음까지는 엇비슷하게 나와야하는데, 아예 안되는 수준이라구요.
전 사실 그냥 못따라한다고 생각했는데 동일한 음절 수만큼 나와야한다는거에 충격....

그래도 저는 상호작용(나아가 자폐스펙트럼)까지 걱정했는데,
요구할 때 눈맞춤은 가능하다는 평가라서 조금 안심했죠. 물론 이분들은 언어치료사이시지만 그래도 이런 아이들을 많이 봤을테니까요.

우선 이 발달센터에서 주1회 치료를 하기로 했어요.

병원 소아청소년과 진료 후기

그런데,
바우처 신청시즌이 아니어도 대기라도 걸어둬야한다는 주변 이야기에 언어평가서를 들고 주민센터를 갔는데..
아쉽게도 저희는 대상이 아니었어요. 나중에 보니 조금 소득수준이...그렇더라구요...허허
(그렇다고 하기에 우리집은 평범한데...ㅠ)

암튼.
그것도 그렇고 무엇보다
아무래도 저의 머릿속을 떠도는 '자폐스펙트럼'(자스)...

그놈의 두발뛰기...언어지연...

참 아이들은 적어진다는데 여전히 유명한 선생님들은 예약하기가 너무 힘들죠ㅠㅠ

그래서 실비지원되는 곳을 찾다가 전혀 언어지원센터가 없을 것 같았던
원자력병원'-'에 언어치료소가 작년에 생겼다는 글을 보게 되었어요!
그래서,
예약해서 갔지요.

발달센터에서 한 언어 평가서를 교수님이 검토하셨고,
잠깐 문진하는데
우선 아이에게 비닐껍질 까는 걸 알려주시면서 하는 걸 보시고
간단한 질문을 하셨어요.

그런 후에 아래의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언어 지연에는 세 가지 원인이 있다.
1. 자폐 스펙트럼
2. 낮은 지능 문제
3. 단순 언어 발달 지연
그런데 이 아이는 1번과 2번의 확률은 낮아보인다.

이 이야기 듣는데 너무 안심이 되는 거에요.
물론 또 아주 유명한 쌤은 아니시지만 전문가의 목소리로 들은거니까요ㅠ_ㅠ

그런데...와..
원자력병원 언어치료소도 대기가 최소 6개월...
허허허 남편, 친정 식구들, 시어머님 다들 그 사이에 말 트이겠다고 ㅋㅋㅋ

그래서 선생님도 우선 발달센터에서 계속 치료 하면서 기다리라고...
그리고 또 혹시 모르니 청력검사를 하라고 하시더라구요.
정확한 언어 치료 방향을 위해, 청력검사는 무조건 해야 한다구요.
정말 미세하게 못듣는 음역대가 있을 수 있다고요.. 생각해보니 진짜 그럴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일주일뒤쯤 청력검사도 완료.

지금 6개월이 훌쩍 지났는데 원자력병원에서는 아직 연락이 없네요 ㅋㅋㅋㅋ

언어 발달 검사를 앞두거나 고민 중이신 분들께..

지금 35개월을 앞둔 시점에서 저희 아이를 돌아보면,
언어치료가 효과가 있었는지, 아니면 말이 트일 시점이었는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 아이는
'사진 찍어줘'
'엄마 손 잡고 소풍 가자'
'맛있는 고기 먹으러 가자'
'집을 만들거야'
'어린이집 안 갈거야'
이런 이야기를 하는 아이입니다 ㅎㅎㅎ

이런 말을 외워서 하는 것이든 아니든,
또 아직 발음은 부정확하고 엄마만 알아들을 수 있는 경우가 많지만
하루하루 새로운 말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언어 지연이 단순 언어지연이면 상관없지만 다른 발달까지 고민 중이시면
병원 방문이나 최소한 발달센터 상담을 추천 드려요!

추천하는 이유를 적자면~

1. 일단 부모의 걱정이 줄어요. 부모가 불안하면 아이도 불안해 진다고 생각합니다. 부모가 믿어줘야하는데, 계속 불안한거잖아요. 그러니 전문가와 상담을!
2. 아이에게 적절한 언어자극을 주는 방법을 알 수 있어요. 매 언어 수업 후 선생님과 상담을 하면 오늘은 어땠는지, 그리고 집에서도 어떻게 해주라고 얘기해주세요. 또 질문도 할 수 있고요. 이러한 언어 수업이 아니더라도 대부분 상담을 무료로 하는 경우도 많은데, 상담을 통해서도 많이 안내를 해주세요.
3. 아이의 발달을 도울 수 있습니다. 특히 만약 자폐 성향이 있다면...빨리 개입해 줄 수록 예후도 좋으니 전 적절한 개입이 좋다고 생각해요. 또한 여러 전문가 선생님들이 말하길, 언어가 늦게 트이면 조음(쉽게 생각하자면 발음)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그리고, 언어 발달은 인지와 사회성 발달하고도 관계가 깊죠.

저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아이를 키우고 있고 아이가 현재 언어치료를 받고 있는 입장에서,
걱정된다면 전문가와 상담을!
평가 결과에 따른 적절한 치료&개입이 좋다고 생각합니다!!